[김범규 전문가 칼럼] 우리의 '한 끼'에도 ‘멈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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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전문가 칼럼] 우리의 '한 끼'에도 ‘멈춤’이 필요하다
  • 김범규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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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칼럼니스트
김범규 칼럼니스트

9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 경제 전반은 물론 개개인의 일상까지 바꿔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식품 관련 유통업계는 빠르게 재편되며 가정 장바구니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구입 후 끓이고 볶는 등 요리하는 과정이 필요 없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며 관련 산업도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로 직장인들의 재택근무 비중이 늘었고 식당이나 카페 등의 이용 역시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간편하면서도 건강과 맛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집밥 위주로 가정간편식의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가는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음식'은 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뿐 환경과는 전혀 연관성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선택의 문제, 식품을 구매하는 패턴조차 '지구 환경'에 밀접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즉, 내가 오늘 먹는 한 끼가 지구를 구할 수도 더 망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가정간편식이나 편의점의 도시락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육류를 기반으로 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가장 큰 이유로 우리나라 음식이 갈비탕, 삼겹살, 닭볶음탕 등 고기를 주재료로 한 메인 메뉴가 많기 때문이다. 비빔밥에서조차 소고기 고명이 들어가니 우리는 그야말로 매일 한 끼 이상은 육류를 섭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음식소비 습관은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문제와 직결된다. 많은 과학자들은 식품 시스템은 온실가스 배출 부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9년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6%가 ‘식품 생산’ 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식단을 채식으로 바꿀 경우 개인이 음식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2/3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업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하고 있고, 이는 13%를 차지하고 있는 교통 부문보다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다시 말해 소고기를 자주 먹는 것은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문제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는 1년 동안 30년 산 소나무를 15그루 심는 것보다 일주일에 한 번 채식하는 것이 지구환경에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올 7월에는 노르웨이 비영리 단체 EAT가 식습관과 건강, 기후변화의 인과관계를 분석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식습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지구에 사는 77억명을 위한 식량 생산은 기후변화를 불러오는 글로벌 탄소배출의 1/4을 불러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식습관을 꼬집기도 했다. 하루 붉은 고기 적정 소비량은 0~28g이지만 한국의 고기 소비량은 80g을 넘어서 적정량보다 3배를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지구에서 모든 사람이 현재 한국인과 같은 음식 소비를 한다면 2015년에는 해당 분량의 음식을 생산하기 위해 지구가 2.3개 더 필요하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G20 국가가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3.7Gt, 전체 음식 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5.6Gt다. 만약 G20 국가를 중심으로 국가별 음식섭취 가이드라인을 지킨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5.0Gt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이러한 당부에도 우리 식습관이 빨리 변할리는 만무하다. 게다가 추석과 같은 큰 명절이 다가오면서 정육세트, 갈비, 곰탕 등의 고기류를 구매하고 선물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오히려 고기류 섭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균형 잡힌 식습관이 필요하다. 하지만 건강과 지구환경의 균형도 우리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영양과잉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환경을 생각하는 식습관은 어쩌면 나의 건강에도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됐던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여행, 모임, 놀이 등 모든 분야에 있어 '멈춤'하게 만들었다.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사회적 멈춤'을 만들었듯이 지구환경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식습관도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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