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규 전문가 칼럼] 환경을 죽이고 살리기도 하는 IT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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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전문가 칼럼] 환경을 죽이고 살리기도 하는 IT기술
  • 김범규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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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칼럼니스트
김범규 칼럼니스트

사물인터넷(loT),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핀테크. 이 단어들은 최근 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4차산업혁명 기술들이다. IT기술들을 기반으로 한 이 기술들은 사회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산업 부분과 우리들의 일상에까지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현안으로 지목되고 있는 '환경' 문제에 있어 이러한 IT기술들의 융합이 가장 눈에 띈다. 기술을 통해 환경문제를 극복한다는 시스템이 낯설기도 하지만 실제로 수 많은 IT기술들이 친환경을 위한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친환경 모빌리티, 친환경 그린 기술, IT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농업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환경과 IT의 동반성장은 무서운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어떨까. 산업과 환경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많은 기술들이 융합하고 실험과 시도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우리의 일상에서 IT기술이 얼마나 친환경과 연결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환경파괴의 주범이 기술 발전주의로 인한 산업계로 인해 벌어지긴 했지만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환경파괴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즐기고 이메일을 보내고 쇼핑을 하고 결제를 하는 등의 행위는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방식이 되어 버렸지만 사실 친환경에 위배되는 대표적인 행동이기도 하다. 전 세계 인구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한 시간을 더하면 항공교통에서 발생하는 것과 동일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메일 전송 한 번에 4g, 인터넷 검색 한 번에 0.2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1시간 동안 동영상을 시청하면 자동차로 1km를 주행하는 것과 같다는 조사도 있다. 만약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1MB 소비하면 11g의 탄소가 배출된다. 즉, 2GB 정도의 영화를 한 편 보면 20kg이 넘는 탄소가 나온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개인 저장공간에 무심코 방치해 둔 이메일함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서버 시설 때문이다. 모든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버 시설이 필요하고 서버는 하루 24시간 냉각기를 쉼 없이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전소를 이용해 전기를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가정과 오피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기 중 하나인 프린터도 마찬가지다. 레이저 프린터는 초기비용이 잉크젯 프린터에 비해 낮고 출력은 빨라 소비자들에게 많은 선택을 많이 받아왔다. 하지만 레이저 프린터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온실 가스 배출량은 그 만큼 높아진다. 그 이유는 레이저 프린터는 고온의 열의 의해 녹은 토너가루가 용지에 압착되는 방식으로 인쇄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왔던 잉크젯 프린터는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열과 에너지를 적게 사용해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 가스 배출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IT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우리의 일상에까지 친환경적인 테크놀러지가 안착되기에는 아직 무리수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스마트폰의 사용량을 줄이고 프린터를 갑자기 바꾸거나 사용량을 줄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일상에서도 그린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도록 IT기술이 도울 수 있을까. 문제의 답은 문제 안에 이미 나와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위가 친환경에 문제가 되기 보다는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버 시설의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따라서 데이터 서버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IT기술을 동원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데이터센터 서버에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신 저전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탑재해 연간 3TWh를 줄이고 서버용 D램도 DDR4대신 최신 DDR5로 교체해 1TWh의 전력량을 절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렇게 되면 발열량 자체를 줄일 수 있어 이를 식히기 위한 전기에너지를 3TWh까지 절감이 가능해 연간 총 7TWh의 전력량을 아낄 수 있다. 이는 노후 화력발전소 2.5기가를 생산하는 양과 맞먹는다는 것.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해외의 글로벌 기업들도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프린트 업계 역시 분위기를 바꿔나가고 있다. 기존 잉크젯 프린터의 단점을 보완한 탱크타입(무한잉크)으로 내놓으면서 유지비용은 낮췄다. 게다가 기존의 느리다는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1분에 최대 100장까지 출력 가능한 고속 프린터들도 출시하고 있다.

이외에 애플의 경우 스마트폰 신형을 출시하면서 카메라와 탭틱 엔진 등의 자석류 부품을 100% 재활용 희토류 등 친환경 재활용 소재로 제작하고 패키지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을 빼는 방안을 공식화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연간 200만t의 탄소 배출을 저감한다는 것. 이는 약 50만대의 자동차가 거리에서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애플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들은 사람들의 일상을 친환경화 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이와 같이 IT기술이 발전하면서 환경문제가 더 심각해지거나 두드러질 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환경 문제를 우리는 IT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이미 IT 기술들로 잠식되어버린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IT 기술의 혜택들을 줄이길 바라는 것은 비현실화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환경에 문제가 되는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다각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미래사회에 우리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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