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규 전문가 칼럼]아름다운 '패션'의 가치...페이크 퍼가 가져온 ‘그린패션’의 선순환
상태바
[김범규 전문가 칼럼]아름다운 '패션'의 가치...페이크 퍼가 가져온 ‘그린패션’의 선순환
  • 김범규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15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범규 칼럼니스트
김범규 칼럼니스트

최근 '채식주의자', '비건'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산업 역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불과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15만명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채식 인구가 작년 기준 150만명을 훌쩍 넘었으니 10배나 증가한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산업의 성장은 우리의 일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먹지 않는 것'에서 '하지 않는 것', 이젠 '입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비건 패션'이 자리하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삶의 가치와 신념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지금, 이처럼 환경을 생각하고 지구를 배려하는 패션 산업의 변화는 어쩌면 시대상을 반영한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소비자가 착한 산업 만든다

현재 우리나라 패션산업 규모는 40조원 이상이다. 이 중 38.9%를 캐주얼복이 점유하고 있고 그 뒤를 신발, 가방이 잇고 있다. 하지만 패션은 단순히 수치로만 보여지는 옷의 종류, 유행의 패턴 등으로만 정의 내릴 수는 없는 산업분야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읽어내며 이 욕구를 시대라는 타이밍에 맞춰 매력적인 상품으로 제작해 제공하는 라이프 스타일, 정보나 소프트 서비스 등으로 구성되는 '생활 창조 제안 산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패션산업의 변화는 사람들의 라이프를 주도하고 더 나아가 이들의 인식까지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뜨고 있는 페이크 퍼(FAKE FUR)가 대표적이 예다. 포근하고 보드라우면서 복슬복슬한 감촉으로 인해 퍼 제품은 겨울철 트렌드세터들의 인기상품으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 아이템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면서 페이크 퍼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급증하면서 패션산업 역시 진짜 동물의 털 보다는 페이크 퍼 제작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페이크 퍼의 주 소재가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레이온 등 합성섬유라고 해서 환경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의심하기도 하지만 실제 페이크 퍼에 비해 동물의 털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이나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 3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높다. 동물의 피부는 자연에서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패션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포름알데히드, 크롬 등의 화학처리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토양 오염과 수질 오염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물의 피부인 털을 이용해 만든 모피는 동물의 복지를 차치하고서라도 수 없는 화학처리를 거친 반 환경성 소재다.

게다가 동물의 털을 활용한 패션 소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동물을 사육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 벌의 모피 코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50~200마리의 밍크, 11~45마리의 여우, 50~100마리의 친칠라가 필요하다. 털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동물의 숫자만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억 마리를 넘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동물 사육과 사료운반, 배설물 처리, 시설유지, 항생제, 도살과 세척, 가공 등 모든 공정 과정에서 기후변화, 오존층, 토양 산성화, 물과 토지 오염 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모피 산업은 독성 금속으로 인한 오염 분야에서 NO 5 안에 드는 비 환경적인 산업으로 꼽히곤 한다.

이에 최근 동물의 복지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비건 관련 의류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을 시작으로 스포츠 의류에 이르기까지 많은 패션 기업들도 친환경, 착한 패션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페이크 퍼가 에코 퍼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며, 환경과 동물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한 패션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소재, 만드는 방법, 디자인에 대한 경계까지 사라지게 해 디자이너들의 창작욕구까지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가벼운 무게와 관리의 용이함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도 실용적인 겨울패션을 선사한다.

의식 있는 소비자는 의식 있는 회사를 만들고 그만큼 또 다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무기가 돼 의식 있는 산업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게 한다.

생산부터 공정까지 환경을 생각하고 이를 기업의 가치로 여기는 브랜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행위를 통해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소비자의 행동이 중요한 때다. 이는 또다시 기업으로 하여금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을 위한 제품개발에 힘을 쏟는 선순환의 구조를 낳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