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규 전문가 칼럼] '물 부족 국가' 한국, 체감지수는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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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전문가 칼럼] '물 부족 국가' 한국, 체감지수는 ‘제로’
  • 김범규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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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칼럼니스트
김범규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은 누구나 알고 있듯 물 부족 국가다. 그리고 물 부족은 전 세계가 똑같이 겪고 있는 현상이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바다와 육지의 비율은 대략 7:3으로 바다가 육지에 비해 약 2.5배 넓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비록 산지 면적이 전체 국토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반도 국가다. 게다가 도심 한 가운데로 강이 흐르고 있고 어디를 가든 호수와 강줄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얼핏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물 사용량이 급증한데다 지구의 온난화 영향으로 하천의 유량이 감소하는 등의 원인으로 인류는 머지 않아 물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미래에 더욱 심화될 거라 전망한다.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은 지난 20년간 20% 줄어왔고 30억명의 사람들이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물 부족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한국의 경우 1993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70㎥, 2000년 1488㎥, 2025년에는 1327~1199㎥로 갈수록 물 사정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국제적으로도 분류되고 있지만 사실상 국민 대다수는 물 부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안일함이 물 부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우리나라의 경우 1인 물 사용량이 세계 기준을 월등히 뛰어 넘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은 마시는 물, 위생을 위해 필요한 물, 세탁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 등을 포함해 보통 1인당 94리터의 물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1일 물 급수량은 348리터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물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강수형태가 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1~1980년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은 1231.5mm였지만 최근 10년 동안 내린 비의 양은 1313.4mm로 늘었다. 이는 세계 평균 보다 약 2배 정도 많은 양이다. 문제는 3~5월 강수량이다. 이때 내리는 비의 양은 오히려 이전보다 19.7%나 줄었다. 즉, 우리나라 강수량은 일년 중 6~8월에 집중돼 있어 단순히 수치로만 따져볼 때 강수량이 늘어났다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1973년 이후 10년마다 연평균 강수량은 32mm 증가했지만 봄철 강수량은 2mm가 감소했다. 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밀도와 효율화 측면에서도 그리 합리적이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강수량에 국토면적(10만㎢)을 곱한 연평균 국내 수자원 총량은 1307억㎥이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탓에 1인당 연간 수자원량은 2615㎥로 세계 평균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강수량은 수자원으로 이용되기도 전에 바다로 흘러가고 댐에 가둬 둔 물이나 강물은 활용되기도 전에 급속하게 증발해 버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증발량도 늘어나 가뭄이라도 들면 그 피해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물 부족 국가로서 그 심각성을 더 깨닫고 개인과 정부가 모두 나서 물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선 노후 된 수도관을 복구해야 한다. 현재 전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수돗물은 66억5600만㎥. 그 중에서도 10.8%에 해당하는 양이 수도관 노후 등으로 인해 땅속으로 새어나가고 있다. 수도관이 오래되면 부식과 균열이 생겨 중간에 수돗물이 새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누수량이 증가하게 되고 수도관이 노후화되는 속도를 교체나 개량 작업이 따라가지 못해 누수량은 점점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새어나간 물만 2018년 기준 약 7억2000만톤으로 돈으로 환산하면 약 6580억원이 새어나간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도관의 13%는 설치된 지 약 30년이 넘었다. 따라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물을 절약하기 위해 누수를 줄일 방법을 고안해 활용해야 한다.

빗물과 바닷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빗물만을 모아두는 댐이나 터널을 만들어 빗물을 저장해 농업용수, 조경용수, 청소용수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또 섬 지역에서는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기술을 접목해 기존 수자원의 활용도를 최대로 높이는 방안도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민 개개인도 물 절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수할 때나 과일, 야채 등을 씻을 때 물마개를 사용하거나 텃밭이나 세차 시 재활용수를 사용한다거나 물 절약 수도꼭지를 사용하는 등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들을 줄여야 함을 명심해야 하겠다.

물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고 경제와도 결부되어 있다. 즉, 물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건강과 안위를 책임지는 존재며 국가 경제에도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이제 우리는 그 동안 외면해 왔던 물 부족 국가라는 명함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보고 이를 해결한 행정적인 투자와 개개인의 노력 등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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