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규 전문가 칼럼] '환경 전문교사' 부활 했지만…갈 길 먼 '환경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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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전문가 칼럼] '환경 전문교사' 부활 했지만…갈 길 먼 '환경교육'
  • 김범규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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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규 칼럼니스트
김범규 칼럼니스트

그 어느 때보다도 지루하고 길었던 2020년이 가고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는 마냥들 뜬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코로나19때문이다.

백신개발과 변종 바이러스의 동시 다발적인 출현으로 희망과 공포를 동시에 맞닥뜨려야 했고, 날이 가면 갈수록 최고 확진자 수를 기록하는 세계를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하루 1000명이 넘는 확진자들로 인해 유례없는 3단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어디 코로나19뿐일까. 우리나라는 작년 여름 최장 장마 기간을 보내야만 했고 집중호우로 인해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 또 해마다 나타나는 조류인플루엔자 문제로 농가는 한창 떠들썩하다. 해결되지 않은 지구 온난화 문제 역시 우리의 숙제다.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고 유약한 존재다. 뜨거워진 지구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좀 더 일찍 지구의 상태를 돌아봐 주고 다독여줬다면 어땠을까. 자연현상은 인간이 함부로 제어할 수 없지만 교육으로 얼마든지 자연재해나 온난화 현상은 사전에 막거나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환경 관련 교육은 거의 시행하고 있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환경교과목을 채택하는 비율은 2007년 20.6%에서 해마다 감소해 2018년도에는 8.4%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2009년 이후부터 환경교사는 단 한 명도 임용하지 않아 환경 교과목을 채택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전문교사가 아닌 지구과학, 보건교사 등 타 과목 교사가 시청각 자료나 기사 등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너무도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닥치자 새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면서 교육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작년 여름 전국의 시도교육감들이 한데 모여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식을 가진 적이 있다. 이 모임은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학교에서 환경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천해나가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취지였다. 환경 학습 보장권을 학생에게 부여함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지역사회의 미래환경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 비록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환경교사를 다시 선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정부는 환경교육 우수학교를 지정해 정부가 지원하고 환경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겠다고도 약소했다.

이렇게 환경교육을 재개하겠다는 정부와 각 지자체의 의지는 확고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환경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준비가 아직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환경교육을 이끌어 갈 전문교사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스텝은 교사 발굴임에도 관련 시스템은 여전히 허술한 것이다.

올해 환경교사를 뽑겠다고 나선 교육청은 서울과 경남을 비롯한 5곳 뿐이다. 환경교육을 대대적으로 펼치겠다고 호언장담한 정책에 비해 초라한 숫자다. 1~2명이 선발 예정인 5곳 지역의 환경교사들은 아마도 여러 학교를 전전하며 환경을 가르쳐야 할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환경교육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는 대학교 수도 턱 없이 부족한 상황. 현재 한국교원대, 공주대, 목포대, 순천대 등에 환경교육과가 개설돼 있다. 즉, 환경교사를 선발하는 인원도 극소인데다가 전공자 역시 타 과목에 비해 많지 않으니 자칫 환경 교과목은 소수의 학교에서만 가르치는 비인기 전공으로 전락해 버릴 위험도 있다.

또 하나 개선해야 할 사항은 교육 시스템이다. 영국, 미국, 호주, 핀란드 등의 경우 환경과목은 학교에서 꼭 배워야 하는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있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 하에 학생을 지도하는 방식을 정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각 지역 교육청에서 주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생의 중요한 일에 대해 사리분별을 가질 수 있는 능력, 남을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정 등은 사실 교육을 통해 상당부분 이뤄진다. 이는 환경과 생태에 대한 분야도 다르지 않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환경보존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사(百年之大事)라 했다. 백세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와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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